17편. 비폭력 대화(NVC) - 감정을 말하는 부모가 아이의 언어를 바꾼다(정서표현 교육의 힘)
서론
“울지 마”, “그만 좀 짜증 내”, “왜 그런 말투야?”
이 말들은 너무 익숙해서 그냥 훈육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아이의 감정을 억누르고 끊는 말일 수 있다.
부모가 감정을 말하지 않고, 아이의 감정도 무시하면
아이도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정서표현 교육은 영어 단어 암기보다 더 중요한 평생 교육이다.
특히 부모가 먼저 감정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아이는 그대로 따라하며 자신의 감정도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말의 도구를 얻게 된다.
이 글에서는 ‘감정 표현’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아이의 언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1. 감정을 억누른 아이는 말을 멈춘다
정서 표현은 단지 ‘기분 좋다 vs 나쁘다’의 문제가 아니다.
감정을 표현할 수 없으면, 아이는 문제 행동으로 감정을 대신 전달하게 된다.
감정을 말 못하는 아이 | 나타나는 행동 |
속상함을 표현 못함 | 울음, 짜증, 방어적 말투 |
두려움을 말 못함 | 공격성, 회피, 위축 |
서운함을 못 말함 | 물건 던지기, 문 닫기, 동생 밀기 |
부모가 감정을 무시하거나 “그 정도로 울 일이야?”처럼 반응하면
아이의 뇌는 ‘감정은 표현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학습한다.
2. 부모의 감정 언어가 아이의 말의 폭을 만든다
부모가 “엄마 지금 속상해”, “아빠는 조금 걱정돼”라고 말하면
아이는 그 감정 단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부모의 말 | 아이의 반응 |
“엄마 지금 피곤해” | “나도 좀 힘들어” |
“아빠는 지금 조용히 있고 싶어” | “나도 혼자 있고 싶어” |
“그건 실망스러워” | “이건 나도 속상했어” |
말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다.
감정 표현도 아이에게는 모델링 학습을 통해 익히는 ‘감정 언어’다.
3. 감정을 표현하면 아이는 감정 조절력을 배운다
NVC(비폭력 대화)의 핵심은 ‘감정을 말하는 힘’이다.
내가 감정을 표현하면,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다.
예시
📌 동생이 장난감을 망가뜨려서 아이가 울고 있음
- ❌ 부모 반응: “그만 좀 울어. 네가 큰애잖아.”
→ 아이는 감정을 억누른다 - ✅ 대화 예시:
“속상하지. 네가 아끼던 거였으니까.
엄마도 그런 일이 있으면 많이 슬플 것 같아.”
→ 아이는 “내 감정은 말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갖게 된다.
4. 실전 적용: 감정 단어를 일상에 자연스럽게 넣는 법
정서 표현 교육을 위해 감정 단어를 익히는 건 효과적이다.
하지만 너무 딱딱하게 접근하면 아이도 거부할 수 있다.
✅ 자연스럽게 감정 단어 익히는 방법 3가지
- 감정 일기 함께 쓰기
“오늘은 어떤 일이 기뻤어?”, “속상했던 순간이 있었어?”
아이와 하루 1분씩 서로 말해보기 - 감정 카드 게임
기쁨, 서운함, 놀람, 실망, 피곤함 등 감정 단어를 카드로 만들어
상황 카드에 어울리는 감정 고르기 - 감정 그림책 함께 보기
감정 중심 그림책(예: ‘화를 잘 내는 아이’, ‘마음이 아플 때’)을 읽고
“얘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질문해 보기
5.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는 ‘공감’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란다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단순한 자기감정 처리 능력이 아니다.
타인의 감정도 읽고 반응할 수 있는 공감력의 기초다.
감정을 말할 수 없는 아이 | 감정을 말할 수 있는 아이 |
다른 사람 말에 무관심 | 타인의 표정에 민감하게 반응함 |
“몰라”, “그냥 싫어” | “나는 지금 속상했어”, “미안한 마음이 있어” |
공격적/회피적 행동 | 감정을 말로 설명하고 요청함 |
부모가 감정을 말하면 아이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감각을 갖게 되고,
그것은 곧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기초 태도로 발전한다.
마무리 – 감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연결되는 것
정서 표현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다.
감정을 말한다는 건 내 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고,
그 말은 곧 “너와 연결되고 싶다”는 메시지다.
오늘 하루 아이에게
“엄마는 지금 기쁘기도 하고, 약간 피곤해”
라고 한 마디만 해보자.
그 말 하나가 아이의 내면에
‘감정은 말해도 되는 것’,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라는
평생의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
요약
- 감정을 억누르면 아이는 행동으로 표현한다
- 부모의 감정 표현이 아이의 언어 범위를 결정한다
- 감정 표현은 공감력과 자기 조절력을 키우는 기반
- 훈육보다 먼저 감정을 표현하는 말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