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평화롭게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시작한 비폭력 대화 실천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한 말투 훈련을 넘어,
내가 아이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었다.
말투를 부드럽게 바꿨다고 해서 갈등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대사나 공식이 아니라, 내가 가진 태도와 시선이었다.
이번 마지막 글에서는 지금까지의 실천기를 정리하며,
비폭력 대화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술이 아닌 태도’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함께 되새겨보려 한다.
1. 말은 잘했는데, 관계는 멀어진 적이 있다
비폭력 대화에서 배운 대로
“지금 속상했구나?”, “네 감정은 뭐야?”라고 말해도
아이의 반응이 냉랭할 때가 있었다.
말은 정확했지만,
그 말 안에 진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 내가 아이를 이해하려는 게 아니라
✅ 갈등을 빨리 해결하고 싶어서 던진 ‘기능성 말’이었기 때문이다.
NVC의 핵심은 ‘적절한 말투’가 아니라
상대의 인간성과 욕구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태도다.
2. 말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존중의 시선’
아이와 진짜 연결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했던 것은
바로 내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 말 안 듣는 존재 → ‘자기 욕구를 표현하는 중인 존재’
- 감정 기복이 심한 존재 → ‘자기 감정을 배우는 중인 존재’
- 떼쓰는 존재 → ‘자율성과 통제권을 갖고 싶은 존재’
이렇게 시선이 바뀌자
내가 쓰는 말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NVC는 말의 기술이 아니라
존중과 연결을 향한 태도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3. 아이는 기술보다 진심을 먼저 느낀다
내가 아무리 부드러운 말로 “그건 안 돼”라고 말해도
그 말이 짜증과 통제의 감정에서 나왔다면
아이의 눈빛은 바로 달라졌다.
반대로, 말이 조금 서툴러도
내가 정말 아이를 이해하고 싶다는 진심이 담겨 있을 때
아이도 훨씬 부드럽게 반응했다.
✅ 아이는 부모의 말보다
✅ 부모의 표정과 눈빛, 숨겨진 감정을 먼저 읽는다.
말보다 먼저 바꿔야 할 건
내면의 상태, 그리고 그 상태에서 나오는 에너지였다.
4. 말은 ‘연결의 도구’, 연결은 ‘관계의 상태’
비폭력 대화는 갈등 없는 육아법이 아니다.
오히려 갈등을 ‘해결’이 아니라 ‘연결’의 기회로 보는 새로운 관점이다.
아이가 “싫어!”라고 말할 때,
그 말 뒤에 있는 감정과 욕구를 들으려는 태도.아이가 거짓말했을 때,
추궁보다 마음을 먼저 묻는 용기.
이런 태도가 진짜 비폭력 대화의 힘이다.
말은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통해 도달하고 싶은 건 관계의 연결 상태다.
5. 완벽한 말 대신 ‘함께 자라는 관계’를 지향하자
NVC를 실천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완벽한 대화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때론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기도 하고
- 말투를 망치기도 하고
- 후회하며 다시 사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 모두가
‘함께 자라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여정이었다.
말 한마디보다 중요한 건
그 관계 안에서 서로가 실수해도 괜찮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안전감이었다.
마무리 – 아이와의 평화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된다
말을 잘한다고 평화가 찾아오는 건 아니다.
아이와의 진짜 연결은
그 말이 어떤 마음과 태도에서 나왔는지가 더 중요하다.
오늘 하루, 어떤 말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나는 지금 아이를 통제하려고 말하는가,
아니면 연결되고 싶어서 말하는가?”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비폭력 대화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있다.
아이와 평화롭게 살기 위해
우리가 익혀야 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존중의 시선, 그리고 관계를 지키려는 의지다.
요약
- 말의 기술보다 중요한 건 ‘존중의 시선’
- 아이는 말보다 부모의 진심을 먼저 읽는다
- 말은 도구일 뿐, 핵심은 ‘관계의 연결’
- 완벽한 말보다 중요한 건 다시 연결되는 관계
- 평화는 말이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된다
'비폭력 대화(NVC)'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편. 비폭력 대화(NVC) - 부모의 언어를 바꾸는 실전 매뉴얼(핵심 4단계) (0) | 2025.07.05 |
---|---|
14편. 비폭력 대화(NVC) - 부부 간 NVC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0) | 2025.07.03 |
13편. 비폭력 대화(NVC) - NVC는 훈육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규칙과 공감의 균형 찾기) (0) | 2025.07.02 |
12편. 비폭력 대화(NVC) - 비폭력 대화를 아이가 따라 하기 시작한 순간들 (0) | 2025.07.02 |
11편. 비폭력 대화(NVC) -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신뢰를 깨지 않고 말하는 법 (1) | 2025.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