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처음 ‘비폭력 대화(NVC)’를 접했을 땐 반신반의했다.
“말투 하나 바꿨다고 아이가 달라지겠어?”
하지만 매일 갈등하고, 지치고, 죄책감에 무너졌던 날들 속에서
‘내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NVC는 단순히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를 사람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여정이었다.
지금 이 글은 비폭력 대화를 실천한 지 1년,
아이와 내가 함께 겪은 가장 진짜 같은 성장 이야기다.
마음과 말이 함께 바뀌는 경험이 궁금한 부모에게
이 글이 작은 등불이 되길 바란다.
1. 시작은 “이런 말, 나도 듣기 싫다”는 자각이었다
NVC를 알기 전, 나는
“몇 번을 말해?”,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이제 엄마 화났다!” 같은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쏟아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엄마는 자꾸 화내니까, 내 말 안 하고 싶어.”
그 말이 나를 멈춰 세웠다.
아이의 말은 내 말의 거울이었다.
그때부터 ‘어떻게 말할까’보다 ‘어떻게 들리게 할까’를 생각하게 됐다.
2. 초반엔 어색하고 느려도, 감정부터 말하기 시작했다
NVC의 첫걸음은 감정을 먼저 말하는 것이다.
기존 대화
“그만 좀 해!”, “하지 말랬지!”
❌ 아이는 위축 → 행동 반복
바뀐 대화
“지금 엄마는 속상해. 걱정이 많아졌어.
너랑 같이 정리하고 싶어.”
✅ 아이는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에 반응하기 시작
✔ 처음엔 말이 길고 느렸지만
✔ 감정을 말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자
✔ 아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3. 아이의 말이 달라졌다 – "나 지금 슬퍼"라고 말하는 날
NVC 실천 3개월쯤 지나자
아이의 말이 달라졌다.
📌 놀이터에서 친구와 다투고 울던 날
예전 같으면 “싫어! 안 해!”라고 말하던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지금 슬퍼.
걔가 내가 만든 거 부숴서 마음이 좀 찢어진 느낌이야.”
그 순간 나는 울 뻔했다.
감정을 때리거나 외치지 않고,
말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고 있다는 걸 느꼈다.
4. 완벽하지 않아도, 사과할 수 있는 부모가 되었다
NVC를 실천하면서 느낀 또 하나의 변화는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애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소리친 날도 있었지만
✔ 그 다음날 아이에게
“어제 엄마가 너무 큰 소리 내서 미안했어.
사실 엄마도 무서웠어.”
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아이도 말했다.
“괜찮아. 엄마도 화날 수 있어. 다음엔 같이 쉬자.”
그 말에 나는 확신했다.
아이와의 관계는 실수하지 않는 게 아니라,
실수 후에도 다시 연결되는 힘이 중요하다는 걸.
5. 1년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나’였다
비폭력 대화 1년.
아이도 달라졌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나 자신이었다.
- 말에 감정을 담는 법을 배웠고
- 감정 뒤에 욕구를 찾는 힘이 생겼고
- 상대(아이)의 말 뒤에 있는 마음을 상상하게 됐다
✔ 무엇보다 부모로서 나를 덜 미워하게 되었다.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여정을 통해
아이와의 ‘거리’가 아닌 ‘깊이’가 생겼다.
마무리 – NVC는 말이 아닌, 삶의 방식이었다
처음엔 말 한마디 바꾸는 연습이었지만
지금은 아이와 관계를 맺는 삶의 방식이 되었다.
NVC는 갈등을 없애는 도구가 아니라,
갈등을 연결로 바꾸는 힘이다.
감정, 욕구, 사과, 회복…
이 모든 과정을 아이와 함께 경험하는 1년은
단순한 육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함께 자란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실수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실수도 대화와 연결로 회복할 수 있다는 걸.
요약
- 아이보다 내가 먼저 바뀌기 시작했다
- 감정을 말하자 아이도 감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 사과하고 회복하는 관계가 되었다
- NVC는 기술이 아닌 삶의 태도이자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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