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NVC)

10편. 비폭력 대화(NVC) - 사춘기 아이와 갈등 없이 소통하는 방법

beliv-talk 2025. 7. 1. 22:00

비폭력 대화(NVC)

사춘기가 되면, 아이는 부모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다.
묻는 말에 대답은 짧아지고, 때로는 눈을 흘기거나 문을 ‘쾅’ 닫고 방으로 들어간다.
이럴 때 부모는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예전엔 안 그랬는데…”라며 당황하거나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사춘기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다.
이 시기 아이에게 필요한 건 간섭이나 지시가 아니라 '존중과 연결을 느낄 수 있는 질문’이다.
비폭력 대화(NVC)는 비난 없이 묻는 질문이 아이의 마음 문을 여는 열쇠라고 말한다.
이번 글에서는 사춘기 아이와 갈등 없이 소통하는 질문법과,
실제 대화에 적용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1. 사춘기 아이가 대화에서 멀어지는 이유

아이의 대답이 짧아지는 건 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닫힌 것일 수 있다.
부모가 무심코 던진 말들이 아이에게 ‘비난’처럼 들렸을 수도 있다.

예시: 

부모 말 아이가 듣는 메시지
“너 왜 또 숙제 안 했어?” 또 나를 비난하는구나
“그런 식으로 할 거야?” 내가 틀렸다는 말이네
“네가 문제야” 나는 쓸모없는 아이인가
 

질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책망이나 지적이 섞인 말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방어’ 모드를 만들게 된다.

2. 비난 없는 질문은 ‘탐색’의 언어다

비폭력 대화에서는 질문을 통해 상대의 감정과 욕구를 탐색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즉, 답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네가 어떻게 느끼고 있니?’를 묻는 태도다.

비난 없는 질문의 특징:

  • 감정 앞세우기: “화가 났던 건가?”
  • 호기심 표현하기: “그때 너는 어떻게 느꼈어?”
  • 공감 질문하기: “이런 말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

이런 질문들은 아이에게 **‘나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부모를 ‘심판자’가 아닌 ‘동료’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3. 실제 대화 예시 – 말문 닫은 아이와의 대화 회복기

상황

중학생 아들이 시험 결과를 숨김.
부모가 성적표를 우연히 보고 실망감과 분노가 뒤섞인 상태.

일반적 반응

“너 이거 왜 숨겼어?”

“성적 이게 뭐야? 공부는 안 하니?”
→ 아이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다.

NVC 식 질문 접근

“이 점수받고 속상했겠다. 그렇지?”

“혹시 나한테 혼날까 봐 걱정돼서 말 안 한 거야?”
→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혼날 줄 알고 무서웠어"라고 답함.

 

이처럼 ‘왜?’ 대신 ‘어떻게 느꼈니?’,
‘뭐가 문제야?’ 대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까?’라는 질문은
아이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만든다.

4. 질문은 ‘관계’다 – 질문 하나가 신뢰를 만든다

부모의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의 태도를 보여주는 신호다.

 

“왜 말을 안 해?” → 방어

“무슨 말도 하기 싫은 하루였구나” → 공감
“지금 말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다” → 존중

 

질문 하나만 달라져도,
아이의 반응과 감정 상태가 극명하게 달라진다.

사춘기 아이와의 대화는 타이밍보다 질문법이 핵심이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감정을 묻는 질문은 아이가 말을 시작하게 만든다.

5. 비난 없는 질문을 만드는 3단계 공식

비폭력 대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질문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1단계: 관찰 기반 시작

“네가 그렇게 말했을 때…”

 

2단계: 감정 추측

 

“혹시 속상했어?”, “그때 기분이 어땠을까?”

 

3단계: 욕구 탐색 or 도움 제안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다음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질문하면, 아이는 판단받는 느낌 없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게 되고,
부모와의 연결이 회복된다.

마무리 – 묻는 방식을 바꾸면, 아이는 반응을 바꾼다

사춘기 아이와 갈등이 반복되는 이유는
아이의 마음을 들으려 하기보다,
부모의 ‘답’을 먼저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질문은 그 자체로 아이를 향한 존중의 표현이다.
비난 없는 질문은 아이에게
“네 마음이 중요해”, “나는 너와 연결되고 싶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늘 하루, 사춘기 아이에게 이렇게 한 번 말해보자.

 

“지금 말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네 마음이 어떤지 나는 궁금해. 준비되면 들려줘.”

 

이 짧은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 문을 여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요약

  • 비난 섞인 질문은 방어를 부른다
  • 감정과 욕구를 탐색하는 질문이 신뢰를 만든다
  • “왜?”보단 “어땠어?”, “어떤 기분이었니?”로 시작하자
  • 질문은 아이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연결하는 도구다